먹을거리를 눈 앞에두고, 생산자도 소비자도 아닌 이방인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렇게생각했다. 해서 지독히 소비자 관점으로, 철저히 농부님을 이해하며 접근하기에는 처음부터 장벽이 있음을 알았다. 장벽이라고 줄 그어 놓은 것이,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에 또 보고자 하는 일에 색안경으로 세상을 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는다.
말장난 처럼 두 집단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것이, 두 집단을 가장 잘 아우를 수 있겠다하며 자위하기도 했다. 그렇게 세월이가다가 나는 먹을거리라는 단어로 통칭되는 세계에서 #일하는사람 이 되었다. 이방인에서 일하는 사람이 되기 까지 4년이 걸렸는데, 딱히 뭐 달라진 것은 없다. 농촌을 더 잘 이해한다거나, 소비자 마음을 한 수로 꿰어낸다거나 하는 능력은 없다.
밀어 부치기만 한 탓인지, 다소 지치기도 했고, 건강도 쉽지 않은 상태다. 대신 아 저기서 #일하는사람 이란 단어는 얻게된 것 같다. 어제는 O신문 과 H신문 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는데, 두 전화 다 시쿤둥하게 받은 것 같다. 그러지 말했었어야했는지, 잘 한 짓인지는 아직 결론내리지 않았다. 우선 목감기에 몸이 좋지않았고, 밤샘을 한터라 눕고 두시간만에 온 전화가 달가울리는 없었다.
또 하나 이유를 들자면, 꺼리를 찾는 사람들 듣고자 하는 예의가 없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분명 이성은 내 초심처럼 외치고 함께하도록 권유하는 것이 맞지만,
"사회적기업 뭐 그럴걸 해요?" 라는 투로 들어 오는 질문까지 받아주고 설득할 마음을 두고 싶지 않은 요즘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O신문 기자분은 사회적경제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있으시고, 본인의 철학을 이야기해주셔서 성심껏 말씀드리고 다음에 뵙기로하였다. H신문 은 로컬푸드에 대한 개념을 잡으 시지 않은 상태여서 같은 개념의 범주가 선택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지 말씀드리고내용을 메일로드리기로하고,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사과를 드리고 전화를 끊었다.
간간히 사회적기업 지원 제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지인과 지인의 지인들이 찾아 온다. 그리고 궁금한 것들을 쏟는다. 대게 궁금한 것은 지원 체계인데, 이는 네이버에서 검색 두번만 해보면 모든 자료를 볼 수 있다. 검색한번 하지 않고 자신의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로 급히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나는 우선 쉽지 않음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지원 정책의 시대편승적인 부분과 예산고갈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부분이 참 재밌는 부분인데, 여기까지 이야기를 끌고나가면 지원책으로 사회적기업에 관심을 갖었던 사람은 두 부류로 나눠지는 일이 많은데, 하나는 나는 그걸 타이틀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부류와 어떻게든 본심을 숨기고 진정성을 위장하려는 집단이다.
누군가를 만나는 수고를 아끼지 않고 여기까지 찾아 왔을때는 다른 궁금한 것이 있어야할 것인데, 사회적기업을 왜 굳이하려는지는 별로 궁금해 하지 않는다. 그저 #힘들죠 . #저도왜하고있는지모르겠네요. 라는 답이 나갈 수 밖에 없다. 답답한 마음에 왜 하는지 구구절절 이야기 하여도, 듣고 싶은 말이 아니니 듣지 않는다.
사회적기업을 하겠다 마음먹으면서 여러가지 마음을 더 먹었는데, 그 중 하나가 세련되지 않겠다. 감정을 꾸미지 않겠다 이다. 본심을 숨기고 여우같이 하는 영업, 사람을 대하는 방식 등을 두고 인맥관리 비지니스 스킬과 같은 이름을 붙이는데, 순간을 그렇게 살면서 업 자체를 투명하게 할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해서 선택한 것이 좀 더 투박하게 이다.
20대. 경험이 중요하다는 믿음으로 참 많은 직업을 스쳤다. 그사이 나름 선하게 살아왔지만, 늘 인맥을 관리해야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살았다. 그리고 그 마음이 부끄러워지는 무렵 부터 투명하게 살자는 마음을 갖고 있다.
소비자도 내가 가지는 마음을 고스란히 전달 받을 수 있어야 감동도 또 오해도 풀린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위와 같은 만남에선 얼굵이 여지 없이 붉어진다.
#할꺼면제대로해야한다고생각합니다. 일반 영리처럼 풀겠다고 마음먹었으면, 지금 이건 안되는 거니 다르게 해야한다고 생각이 든다면, #내일이라도 때려치고 다시 다른 것을 할거에요. 제대로 하겠다 마음먹었고, 해야한다 생각하고 있으니 어떻게든 그렇게 일이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 우선이지 지원 사업이나 엔젤 투자를 찾는 건 그 다음이라는 생각입니다.
이렇게 말했다. 독감 때문인지 내내 얼굴이 붉었던 탓인지 어쨌던 시간인지,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요즘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성진경 형을 보면서, 내공이란게 있는 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정도를 찾는 일. 투박이라는 마음을 가졌던 것이 투박함의 극단으로 나를 몰아 넣은 것 같다는 생각이다. 투박한 것이 구르다보면, 꾸미는 둥금이 아니라. 비치는 유연함으로 바뀌겠지 하는 생각을 하는 저녁이다.
#그런데 이글을 쓰려고한게 아니라 어쩌다 보니 나는 #일하는사람 에 속하게 되었고, ~~ 일하는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써야지 하고 노트북을 켰는데, 이야기가 여기로 왔다.
산에 가고 싶다 가고싶다 했더니, #자판이산으로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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