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졌다. 카페공사 두달. 몸도 마음도 예민할대로 예민해져있다. 기일을 정해놓고 공사를 시작하고 끝냈으면 덜하련만, 본업이 따로 있기에 쪼가리 시간에맞춰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 12월 내내 공사를 했지만, 그 때문에 절임배추도 또 설 준비도 미흡하게 한 터라 둘밥의 매출이 아니라. 둘밥과 함께하는 농가의 매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렇게 몸도 마음도 조금 아주 조금 지쳤었다. 그렇게 감기가 왔고, 내일은 개소식이다.
하여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었다. 렌지 위에 후드를 다는 일. 글라인더로 구멍을 맞추고 벽을 뚫고 간단한 작업을 요란 스럽게 끝내고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내가 밟고 올라섰던 의자가 부러졌다.
넘어지며 머리를 벽에 부딪혔고, 순간의 아픔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요상스레 이상한 기분이 지속되었다. 넘어지면서 뒷머리를 벽에 박았다. 먼지를 막기 위해 쓴 마스크 고무줄이 살점이 짓이겨 진것인 줄 알고, 무척 놀랐지만 주위에 사람이 있어 내색할 수도 내색할 정신도 없었다. 잠시 후 일어나 괜찮고 말했지만, 정작 내가 괜찮은지 아닌지는 판단이 안되었다. #고마운사람들 함께하는 성대표님 한대표님 조대표님 께서 괜찮다고 말씀드리는 나를 병원에 가라 하셨다. 내심 스스로도 걱정이 앞섰지만, 일은 많이 남아있고 내색하기도 부끄럽고, 죄송해서 괜찮다고 전하는 말과 내 몸에 대한 걱정이 복합되는 순간이었다.
결국, 카페 공사 마무리는 창의공작소 한상직 대표님과 씨네에그 조박사 대표님께 맡기고 성진경 대표님과 병원을 찾았다. 카페에서 병원 가는 거리 차로 십여분. 차에 타고 있었을 적에는 짐작하지 못했는데, 내리고 나니 환각 증세가 있었던 것 같았다.
헌데 어떤 환각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렇게 병원으로 발을 옮기고, 엑스레이를 찍고 의사 선생님을 뵈었다. 어머니께서 튼튼히 주신 머리뼈 덕분인지 별다른 소견은 없었지만, 몇 가지 당부와 향후 상황에 따른 대처에 대해 듣고 진료실을 나섰다.
그렇게 병원비를 계산하려고하니 복받치는 마음. 병원에 같이 와준 성진경 형을 껴안고 싶었으나, 성 정체성을 의심할까봐 그러지는 못했다. 약국에서 약을 구비하고 밥을 먹을 식당을 찾을 즈음 아까 함께쓰는공간 서로;다 에서 병원으로 이동하던 차에서 느꼈던 환상이 무엇인지 생각났다. 술에 만취되어서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기분. 마치 지금 다친 것이 게임에서 실수가 생긴 것이라 리뉴얼 하면 된다는 제 3자의 시선. 그렇게 제 3자의 시선으로 나를 보는 환상이었다.
식당에 다다랐고, 샤브샤브 국물을 먹는데, 뭘하고 산다고... 하는 마음에 코끝이 왈칵했다. 눈이 왈칵했으면 금방이라도 쏟을 것을 애꿎은 휴지에 콧물을 쏟았다. 그렇게 국물을 마시고 딱국질을 뱉고, 그냥 집으로 바로 오기엔 가슴이 벅찬거 같은 마음에 동네를 돌았다. 그렇게 돌아 집에 왔다. 지기에게 오늘을 이야기하고 왔다.
"요즘 넋놓고 몇 주 보냈더니, 정신 잘 차리고 앞으로 똑 바로 살라고 꿀 밤 준거 같아" 라고 말했다.
그런것 같다. 넋놓고 살지 말라고. 꿀밤을 준 것 같다. 이렇게 세게 어디에 부딪힌 것이 언제인지 고민해 보았는데, 자전거사고가 났을 때도, 산에서 굴렀을 때도 이렇게 크게 머리를 부딪힌 일은 없었다. 정말 어리던 유년 시절 아스팔트 위를 뛰다가 자빠진 일이 가장 최근 기억이다. 군에서 산악 행군때 낭떠러지에 떨어졌을 때도, 군장이 땅에 먼저 닿아 무사했었으니, 유년 시절 부딪힌 것이 가장 최근일이었다.
최근일이 너무 멀다 보니, 가슴이 놀란 것인지 딱국질이 멈추질 않았다. 그렇게 집에 왔고, 늘 고마운 상현이와 통화를했다. 시덥지않은 농담과 뼈있는 말들을 주고 받고 마음이 가벼워 졌다.
나는 신을 믿지는 않지만, 순리는 있다고 생각한다. 하여 내가 산을 좋아하는 것은 내가 산을 좋아한다는 이성적인 판단에 앞서 내가 산에 갈때 다리세포들이 다수결을 하든 어떤 조합으로 자기들이 좋아하는 것을 표현하고 그렇게 나라는 우주가 산을 좋아한다는 것. 이보경이와 내가 일구던 둘러앉은밥상. 시작할 때 권성수 와 고맙고 미안한 안혁준 이 같이 일구던 우주. 그렇게 우주들이 모여 또 만드는 우주. 그렇게 돌아가는 세상에 시스템이 순리라는 생각이다.
오늘을 돌아보자니, 순리가 꿀밤을 준것이다. 정신 차리라고, 넋을 그만 놓고 불편도 그만 집어 넣고 손부터 움직이라고 말이다. 손 보다 머리로만 생각 하는 삶. 늘 경계했었는데 그렇게 몇달을 보낸거 같다. 핑게를 대자면 아무리 작아도 공사는 쉽지 않았다.
그렇게 내일 서로다가 오픈한다. 정식 명칭은 소셜스튜디오공감으로 바뀌었다.
혼돈이 있을까봐 바뀐 명칭으로 공지는 못했다.
그러고보니, 둘밥을 시작할때 내 작은 방에서 세 남자가 모여 하자고 마음 먹은 일을 하나씩 실행하고 있다. 매장을 내는 일. 한 달에 한 번 정말 신뢰할 수 있는 한우를 판매하는 일. 유기농 먹을거리를 돈에 구애 받지 않고 먹을 수 있고 누군가를 돕는 일. 언론 기사에 한 번이라도 나오는 일등. 불만을 늘이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그 때 그 여름 사무실 삼았던 내 방에서 나누던 이야기들이 하나씩 실천 되고 있다.
나의 의지로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참으로 고마운 사람들이 있었다. 믿고 기다려주는 노희승 형, 늘 따듯한 포홍을 주는 이범식 형, 편하게 어께를 내어주는 @성진경 형, 앞에 등불을들고 잘 오고 있어 하며 안부를 주는 이원영 형. 늘 죄송한 마음이 앞서지만 늘 아버지 처러 맞이해주셔 든든한 김원일 형. 어긋나지 않게 도리를 따금히 이야기해주는 김홍길 형. 어머니 같기도하면서 바른 아버지 같이느끼게 되는 강두진형. 무엇보다 든든하게 나 뒤에 우리 누나 있다라고 어디가서도 외칠수 있게 큰 누나 역할을 해주는 이선애 누나. 따스하게 안아주시는 실미원장명숙 선생님. 모자람에 죄송함에도 한번을 잔소리 없이 따듯하게 맞이해주시는 한창본 선생님. 믿음으로 늘 기다려주시는 정교문 형아. 한 번은 아쉬운 소리를 할 법한데도 늘 따듯하게 하나하나 알려주시는 이무진 형. 늘 바른 길을 일러주시는 문구현 선생님. 나보다 내 건강을 챙겨주시는 고영문 형. 삼춘 처럼 형처럼 늘 따듯하게 웃어주는 @장철호 형. 감사함 세글자만 되뇌어 벅찬 이빈파 누나. 누나라고 부르고싶지만 아직 한번을 그렇게 못부른윤유경 선생님과 임은경 선생님. 우리 보경이. 성수 혁준이. 내 건강 걱정에 애달아하시는 박은서 선생님. 잔소리꾼이고 말만 많지 뭐하나 제대로 해준적없는데 늘 따듯하게 맞아주는 Woori Lee, 말이 길어서 뭐할까 싶을 정도로 수식어 필요없이 정 깊은조나영 감사한 신혜영 백난희 선생님. 사촌형 처럼 늘 의지되는 박종범 형아. 그리고 내 큰 누나 김금숙 누나. 믿고 기다려주시는 김금순 선생님과 개인적인 고민도 서슴없이들어주시는 송보경 선생님 김혜정 선생님. 노는 형처럼 촌천살인해주는 김준수형 Hong Ki Jeon 형. 따스함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호밀밭 형 과 공석진 형님. 늘 든든한 우리 누나 같은 Byunghee Keem 누나 Ma Sung 형. 진중하게 고민들어주시는 천재박 형. 고마운 장경미 나의 멘토 새로나온 최신종 군과 조상현. 사랑하는 승희 와 강형진. 늘 든든한 백처럼 내 뒤에 00 있다라고 어디가서 말하고 싶은 유영글 기다려주셔서 송구한 박철한 형. 변변하지도 못한 나를 늘 기억해주고 기운주는 고맙고 고마운 이윤철. 옆집사는 형처럼 편하고 고마운 이준서 형과 Kyoungjae Lee 누나. 알게 모르게 늘 마음써주시는 이근호 선생님과 고경아 선생님 그리고 권상동 선생님. 늘 옆에서 누나 처럼 또 언니 처럼 따스하게 맞아주는 Sally Han 누나. 따듯한 품으로 감싸주시는 송미숙 누님과 @한상직 대표님. 사촌형처럼 늘 모자람을 덮어주며 도닥여주시는 조박사 형님. 보고싶은 김태수 와 건내주시는 막걸리 받고 싶은 김종식 형아. 아들 기죽을까봐 용돈 달라 말도 못하시는 우리 어머니 정락순 여사님. 형 걱정 시키는게 걱정이라 걱정이 많은 내동생 한건희. 모자라고 내 못난 마음에 죄송한 석승억 형. 쓰다 보니 감사하고 고마운 그리고 죄송한 사람들. 다 나열하지 못하는 머리의 한계가 죄송할 따름이다.
이렇게 쓰고 보니 마음이 후련하기도하고, 꿀밤 정신 차리라고 잘 맞은 것 같기도하고, 요상한 마음이다. 밤이 늦었다. 내일 할 일도 많은데 자야겠다
#당신 #감사하고고맙습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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