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서 목장이야기 보다 사는 이야기를 하는데 바빴다. 농장을 알게된지는 3년이 넘었고, 둘밥에서 농장을 소개해야지 마음 먹은지는 3년이 넘었는데, 이제야 효덕 목장의 이야기를 정리하는 오늘은 무슨 이유에서 일까. 처음 만난 이에게 살아온 내 삶을 다 이야기해버렸다. 묻지도 않았고, 그런 이야기를 할 공간도 또 관계도 아니었는데 열두시가 넘도록 이어진 저녁 식사자리에서 까지, 살아온 내내의 것들을 회상하며 공감하고 토로하고 이야기했다.
무엇을 만드는 일 중에서 명작에게 혼이 깃들어 있다는 말을 쓴다. 그 혼이라는 건,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것에 대한 자신감만을 말하는 것이아니라 만드는 이의 온 마음 그 자체를 담은 것을 말한다.
행복이라는 마음. 건강함이 깃들어져있는 정신. 하나도 힘들다는 자식인데, 5남매를 키우는 집. 아이 모두가 건강한 마음을 가진 효덕목장의 김호기-이선애 선생님의 가정.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이냐고 여쭈었을때. 내심 유가공을 처음시작하고 브루셀라 병을 만났던일이나 목장이 화재로 손실되었 던 날, 구제역을 침통했던 해 혹은 어떤 어려움을 이야기 하시지 않을까 했다. 잠시 생각하시더니, 특유의 충청도 사투리로 없는데에, 다 견딜만했어 하셨던 순간. 정말 책에만 있을 것 같았던 [행복한 사람들]을 생각했다.
정말 행복으로 사는구나.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일이 없고 여유로워서가 아니라, 새벽녘까지 체험장 치즈가공실에서 쪽잠을 자고 다섯시에는 소를 위해 축사로 가는 그 고루할 법한 생활을 하시면서도. 듣기만 하는 것도 그간의 일들이 다 힘들게 느껴지는데, 듣기만 해도 그러한데 다 견딜만했다니. 이해는 하지만 공감하기가 어려웠다.
정말 이런 삶이 가능하구나. 말 뿐인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삶.
그렇게 효덕목장의 김호기-이선애선생님을 알게 된지 두 해가 지났다. 그동안 이분들을 소개하지 못한 것은 나의 부족함.
좋아 보이기는 한데, 그렇게 까지 행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 머릿속으로는 이해되는데, 마음으로 공감하기에는 참 어려운 그런 부분.
쉽지가 않았다. 펜을 들어 끄적거리기만 하면되는데, 타자기를 켜고 두들기만하면되는데, 행복을 즐길 줄 아는 마음으로 또 건강한 정신으로 우유를 생산 하시는 두 분의 삶을 내 입으로 말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소는 풀을 먹고 자라야합니다
유기농 효덕목장 ㅣ 플레인요거트 자연숙성 치즈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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