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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가득한집 ㅣ 감자 ㅣ 건강한 땅에서 열매 맺은 야무진 감자 전남 해남, 이무진 농부

축하해주세요!!!! 으하하하하하하하!!!! 어쩌다가 이런일이!!!!
ㅣ행복이가득한집 7월호는 둘밥 달기농장의 토마토 이야기가 실렸구요
ㅣ행복이가득한집 8월호는 둘밥 이무진 농부님 감자 이야기가 소개 되었어요

아하핳하 

정말 맛있겠다 맛있겠다.

건강한 땅에서 열매 맺은 야무진 감자전남 해남, 이무진 농부

http://www.doolbob.co.kr/757

프랑스어로 감자는 ‘폼드테르pomme de terre’라고 부른다. 사과를 이르는 ‘폼pomme’과 땅을 뜻하는 ‘테르terre’의 합성어로, 땅에서 나는 사과라는 것이다. 사과처럼 풍부한 영양소를 담은 곡물이라는 의미일 터. 땅이 건강해야 더욱 영양이 가득한 감자를 재배할 수 있다는 일념으로 땅에 나쁜 건 하나도 뿌리지 않는다는 해남 이무진 농부네 감자밭의 수확 날 풍경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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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하루 전, 감자 수확이 한창인 이무진 농부네 감자밭. 트랙터로 땅을 파헤쳐 감자를 캐내면 고랑을 따라 감자를 주워 담는다.

땅끝마을에서는 감자가 두 번 제철을 맞는다

감자를 닭고기와 함께 숭덩숭덩 썰어 넣고 매콤하게 조려내면 무더위로 잃은 입맛을 되살리기에 제격이고, 부슬부슬 비라도 내리는 날엔 감자전을 부쳐 막걸리 한잔에 곁들이면 최고의 안주다. 매일 먹는 밥이 지겨운 날엔 감자를 듬뿍 넣어 수제비한 냄비 끓이면 이 또한 별미요, 김이 오른 냄비에 포슬포슬 삶아 소금을 찍어 먹어도 긴긴 밤 속이 든든하다. 이처럼 우리네 여름 풍경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감자, 24절기 중 하지 즈음에 수확하기 때문에 ‘하지 감자’라고도 부른다. 

요즘은 전국 각지 하우스에서 재배하는 감자는 3월부터 캘 수 있으니 봄에도 갓 수확한 감자를 맛볼 수 있으며, 한겨울에는 해남과 제주에서 겨울 감자를 캔다. 여름에 주로 먹는 감자는 ‘수미’라는 품종이고, 겨울에 나는 것은 일반적으로 ‘대지 감자’라고 해 품종이 서로 다르다. 전라남도 해남은 연중 기온이 따뜻하고 한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거의 없어 감자를 이모작할 수 있는 곳이다. 연평균 기온이 13~15℃로 온화하며, 강수량도 많아 농작물 재배와 생육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해남은 대부분의 농작지가 미생물이 풍부한 황토인 데다 기후가 온난 다습해 농사짓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 인삼부터 마늘, 배추, 고구마, 감자 등 품질 좋기로 유명한 농산물이 많은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서리가 늦게 내리고, 기온이 그리 낮지 않으니 순은 죽더라도 땅속까지 얼지는 않아요. 그래서 겨울에도 감자를 캘 수 있습니다.”



농촌에서는 어린 축에 속하는 40대의 젊은 농부 이무진 씨는 농사일뿐 아니라 농민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리는 일에도 앞장선다.

땅끝에서 약 50km 떨어진 해남군 북평면 영전리, 마을 이장을맡고 있는 농부 이무진 씨는 올해로 귀농한 지 17년째다. 이곳에서 태어났으나 초등학교에 다니기 전부터 서울살이를 해 도시 남자로 살아온 그는 대학 시절 농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저 많이 생산하는 것이 농업의 목적이 되면 안 된다’는 생각에 20대 후반에 귀향을 결심했다. 귀향 후, 아무런 기반 없이 무작정 유기농업을 시작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집 근처 농지를 조금 구해 동네 어르신들을 따라다니며 보고 배우길 몇년, 잡초가 무성히 돋아나면 제초제를 뿌리고 병이 들면 약을 치며 두어 해 감자를 비롯한 몇몇 작물을 조금씩 재배했다. 

하지만 농약을 한번 치고 나면 일주일은 앓아누운 그는 관행 농업의 위험성을 몸소 경험하고서야 유기농업에 대한 뜻을 펼치기 시작했다. 유기 농산물 인증은 화학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는다고 바로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저농약 인증, 무농약 인증을 거쳐 유기 농산물 인증을 받는 데 거의 10년이 걸리는 치열한 작업. 농약이 스며든 땅이 정화되는 데도 수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현재는 유기 인증을 받은 2만 5천여 평에서 벼농사를 지으며 무농약으로 감자, 마늘, 배추를 재배한다.




붉은 황토 흙에서 뿌리를 내린 토실토실한 감자. 제초제를 뿌리지 않은 탓에 감자밭은 잡초가 무성하다.

울퉁불퉁 못생겨야 맛있는 감자
하지를 하루 앞둔 지난 6월 20일, 이무진 농부네 감자밭은 감자 수확이 한창이었다. 제초제 한 번 치지 않은 탓에 고랑마다 잡초가 자라나 감자 줄기와 무성하게 엉켜 있다. 여름 감자인 수미 감자는 땅속 깊이 파묻히는 성질이 있어 수확하기 전 미리 줄기와 순을 잘라내고 트랙터로 땅을 파헤친다. 트랙터가 지나간 자리에 감자가 알알이 모습을 드러내면 크기별로 분류하고 바로 상자에 옮겨 담는다. 수미 감자는 싹이 트는 데까지 8개월이 걸리는데, 씨감자를 땅에 심고 60일 정도 지나면 알알이 감자가 열리고, 거기서 30일쯤 지나면 수확해도 좋을 만큼 굵어진다. 땅속에서 자라는 기간은 3개월이면 족하니 싹을 틔우기까지 훨씬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지 감자 수확이 끝나면 겨울에 수확할 감자를 심는다. 겨울 감자인 대지 감자는 3개월이면 싹이 튼다. 무농약으로 감자를 재배하는 데는 종자 비용만 세 배가 더든다. 일반적으로 통감자를 칼로 4등분해 심는 데 반해, 무농약 재배 시에는 통감자를 그대로 심기 때문이다. 4등분하면 칼이 닿은 자리에 병이 들기 쉬워 소독약을 뿌리는데, 약을 치지 않기 위해서는 통감자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감자는 흔하게 먹는 작물이다 보니 대부분 별다른 고민 없이 매끄럽게 생긴 감자를 구입합니다. 그런데 감자는 땅속에서 열매를 맺고 크기 때문에 더 깐깐하게 골라 먹어야 합니다. 

제초제를 치고 농약을 뿌리면 결국 땅속에 축적되거든요. 그럼 뿌리 식물인 감자에도 그 성분이 쌓이지 않겠어요? 벌레 한 마리 살지 못하는 땅에서 건강한 감자가 클 수는 없습니다. 땅속에서 굼벵이가 감자를 파먹어도 그 흔적은 자라면 자연 치유가 됩니다. 벌레 먹은 자리가 있다고 병이 들지 않아요. 그렇게 자라니 당연히 매끄럽지는 않습니다. 울퉁불퉁한 감자가 더 맛있고 건강한 감자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김이 폴폴 나는 찐 감자는 여름밤 야식으로, 출출할 때 간식으로도 제격.

좋은 땅에서 좋은 감자가 자라난다는 당연한 이치. 이를 실천하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감자를 다 수확하고 나면, 다음 작물을 심기 전에는 풀씨를 심어 자라게 한 뒤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가축의 분뇨, 미강 등을 뿌리고 쟁기질을 한다. 땅에 영양을 공급하는 그만의 방법이다. 한 해 감자 농사를 지은 밭에는 감자가 아닌 배추나 마늘 등 다른 작물을 심는 것도 연작 피해를 줄이고 땅을 살리기 위함이라고. 시판 유기 자재는 비싼 반면 그 효과는 썩 좋지 않아 병충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유황 성분이 든 기름을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관행 농법에서는 웃자란 순을 얼른 사그라지게 해 감자가 더욱 굵게 맺히도록 하는 화학비료의 일종인 구근비대제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이무진 농부는 이것 역시 사용하지 않는다. 감자는 햇빛을 보면파래지는 성질이 있어 혹시나 얕게 자리한 감자에 빛이 닿지 않도록 검은 비닐을 덮고 그 위에 흙을 덮어준다. 감자가 익어가는 90일 동안 적게는 두 번에서 많게는 네 번까지 흙을 올리면 자연히 웃자란 순도 같이 흙에 뒤덮여 일일이 가지치기를 하지않아도 감자가 토실토실하게 영근다.





채 썬 감자를 노릇하게 구워 채소나 과일을 취향껏 올리고 치즈를 듬뿍 뿌려내면 맥주 안주로 완벽하다.

친환경 농산물을 제대로 이해하는 일
십수 년 전까지 우리나라의 농업 정책은 하나라도 더 많이 생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안심 먹거리를 생산하는 친환경 농업으로 나아가는 추세다. 한데 정책만 바뀌었을 뿐 아직도 유기 농산물에 대한 이해와 판로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농사를 짓는 비용도, 일손도 몇 배 더 많이 들지만 제값 받고 팔기란 쉽지 않다는 것. 그래서 이무진 농부는 해남 지역에서 뜻을 같이하는 이들을 모아 해남 친환경 생산자 협동조합을 조직해 판로 개척에 힘썼다. 

학교 급식,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농산물 유통 채널, 둘러앉은밥상 등 소비자 직거래 사이트를 통해 작물을 재배하는 과정과 친환경 농업을 알리고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등 여러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감자값이 너무 떨어져 올해는 지난해의 절반인 3천 평만 심었다는 농부의 다음 고민은 감자 소비를 늘리는 것. 감자는 워낙 저장성이 좋아 한 상자를 구입해 서늘한 그늘에 보관하면 오래두고 먹을 수 있다. 특히 요즘 제철을 맞은 감자는 그대로 쪄먹는 게 제일이지만, 그는 밥을 지을 때 쌀과 함께 넣어 감자밥으로도 즐긴다. 문인영 푸드 스타일리스트는 싸고 맛있는 감자를 평소 요리 재료로 애용한다. 

감자 브루스케타는 술안주부터 손님상까지 근사하게 내기 좋으니 메모해두었다 활용해도 좋겠다. 감자를 길게 채 썰어 전분 가루를 약간 뿌린 후 식용유 두른 팬에 한 숟가락씩 올려 바삭하게 굽고 여분의 기름을 뺀다. 그 위에 방울토마토를 잘라 올린 다음 바질이나 처빌등의 허브잎이나 허브 가루를 뿌리고 그라나 파다노 치즈나 파르메산 치즈 가루를 뿌리면 완성. 꼭 한번 즐겨보시라. 유기농업은 농사를 짓는 농부 혼자만 하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가 유기 농산물을 제대로 이해하고, 건강한 농산물을 골라 사먹는 일 역시 매우 중요하다. 좋은 농산물로 식탁을 차리는 적극적 실천이 소비자의 역할인 셈이다.


기사원문 http://happy.design.co.kr/in_magazine/sub.html?at=view&p_no=&info_id=67156&c_id=0001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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