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이 적정일 때 보다 17kg이 늘었다.
큰일이다. 스무살 처음 시작했던 운동이 무엇있나 하고 살펴보았더니, 마라톤이다.
뛰는 재미도 몰랐고 이 지겨운 것을 왜 해야하나 싶었다.
같이 일하던 사장님의 권유도 있었고, 매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북악산 길을 뛸 때만 가능하였기에 사장님의 취미인 마라톤을 자연습럽게 시작하였다.
뛰고 뛰고 또 뛰고, 잘몰랐다. 도무지 왜 뛰고있는지를 알 수 가 없었다. 그렇게 일주일이 흐르고, 한 달 두 달 세달. 점차 다리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고, 가끔씩 Run-high 라고 불르는 매우 기분 좋은 순간이 찾아왔다. 매일 17km가 넘는 거리를 달렸고, 비가와도, 눈이 와도 달렸다. 신발이 다 젖어 뛸 수가 없을 때에는 축구화라도 신고 달렸다. 여행을 가게되면 운동화를 따로 챙겼고, 어딜 가던지 그곳이 마음에 들면 "우와 여기 뛰기 참 좋겠다". 그렇게 8년.
중독이다 싶어, 마침 발목도 않좋고... 이렇게 핑게반, 게으름 반으로 운동을 접고. 불어난건 체중과 무거운 몸이 수반하는 게으름이다.
오늘 아침 눈을 뜨자마자 다시 북악산 길을 찾았다. 무거운 몸에 더러워진 폐에 마음껏 뛸 수는 없었다. 걷다가 뛰다가 다시 걷는 것을 반복하니 북악산을 돌아 다시 집으로 왔다.
오는길에 사야지 사야지 하던 줄넘기를 샀다. 전에 쓰던 줄넘기가 끊어지고 2년 만이다.
그리고 오늘 오후.
마라톤 녀 라는 글이 인터넷을 도배하고 있다. 무엇이지?
마라톤 꿈나무들을 위해 만든 홍보영상. 같이 뛴다는 것. 그 시간을 같이 나눈다는 것.
그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준 사람들이 무척 고마웠다.
내 발 끝으로 만든 나의 땀.
나는 다시 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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