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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밥다반사/서툴러도 괜찮아

말이 말을 만들어 내는 순간

사실 그리 말이 많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닌데, 뜻을 세우고 알리기 위한 업을 가지기로 마음먹은 순간 부터는 말을 아끼면 안되는 사람이 되었다. 
‪#‎농도짙은‬ 균형점을 찾아가면 될 일이지만 그일이 말처럼 쉬운 것만은 아니다. 해서 늘 경계하는 것이 ‪#‎말이말을만드는순간‬ 이다. 
말은 생각과 습관으로 이루어진 것인데, 생각이 녹아있지 않는 말들이 있다. 반응하듯 습관만 남아있는 말. 상대의 말을 알아 듣기도 전에, 외부의 반응을 알아채리기도 전에 나오는 말. 그런 말이 나오는 순간이 본인도 모를 진심일테다. 내버려뒀다는 진심. 
도무지 이해할 여력도, 여유도 없이 내버려둔 진심. 
그렇게 나온 말들로 시작 되는 말들은 생각으로 만들어지기보다, 방금 내뱉은 단어로 뒷 문장을 만들어 버린다. 

이는 지성이 높다거나, 책을 많이 보았다거나, 학력이 높은 것과는 다르다. 오히려 얼마만큼 자신의 살갗으로 오늘을 선택하고, 어제를 기억하고 내일을 준비하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얼마만큼 오늘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느냐에 대한 이야기다. 시간에 휩쓸려 선택에 휩쓸려 무엇도 선택 없이, 입으로 나온 단어들을 수습하는 삶과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신체가 변하듯 생각이 변하고, 살아온 날들이 쌓여 만든 발판의 높이와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생각의 기준점. 그러한 특성으로 사람은 종종 변하게 마련이다. 생각과 사고 방식은 늘 변한다. 

말이 만들어내는 말만 뱉어 놓을 것인지, 오늘을 살 것인지. 혹은 살고 있는지. 자문해 본다.




사진은 산수유 폈다던 지리산 고영문 농부님

http://www.doolbob.co.kr/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