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해결방법 - 마음 부끄러워지는 밤 :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지난 달 아파트 윗 집에 새로 이사를 오신분들이 계셨습니다. 이사 보름 전부터 이런 저런 공사를 하셨죠. 그냥 좀 시끄럽구나 했는데, 이사 당일 귤 한 박스를 가져오셔서 그동안 시끄럽게 해 죄송하다며 인사드린다고 오셨더라구요.
하여그냥 받을 수만은 없어 완도에서 가져온 고추장과 된장 그리고 둘밥 달력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그리고 한 달이지나 지난 주말 새벽 12시. 아이들이 쿵쾅거리는 소리 때문에 잠을 청할 수가 없었고, 층간 소음 때문에 다툼이 많다고 들은지라 몇 번을 망설이다가 새벽 2시 경에 윗층 으로 올라 벨을 눌렀습니다.
- 죄송합니다. 아랫집인데요 너무 시끄러워 잘 수가 없습니다.
아 예 너무 죄송합니다.
그리고 어제였던 월요일. 집 현관문에는 낯선 쇼핑백 하나가 걸려있었습니다. 안에는 너트류가 들어있었고 손편지 한 통이 같이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407호입니다. 지난 토요일 저희가 너무 시끄럽게 해서 죄송스러워 몇 자 적어 봅니다. 이사 한지 한 달 반 정도 되어 친구네 가족을 4가족 초대했는데, 4가족이나 되는데다 애들이 (남자애들) 많아 많이 뛰었네요.
저희 어른들이 제지한다고 했는데도 너무 늦은 시간 까지 쿵쿵거렸습니다.
정말 죄송해요. 다음에는 꼭 무슨일이 있어도 늦게까지 피해주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조심하고 또 조심하고 또 조심할께요.
지난 번 주신 고추장과 된장도 너무 잘 먹고 있답니다. 한번만 양해 부탁드려요. 죄송해요.
2013.2.18 407호 올림"
매사에 진중하신 어머니께서 집에 계셨다면, 당장 돌려드리고 더 죄송하다 말씀드리고 오라고 하셨을텐데...
혼자 사는 저는 그저 돌려드리는 게 능사일지.. 어찌 하면 좋을지 고민입니다.
조금 더 참을것을 하며 괜히 부끄러워지기도하고, 가뜩이나 층간소음 때문에 좋지 않은 사건들이 들리는 이 때.
마음 한 켠이 괜히 따듯해지네요. 어찌해야하나 고민도 많구요.
우선 저도 손편지 하나 쓰려합니다.
그리고는 어떻게 해야 할지는 잘모르겠어요. 너츠는 돌려드리고 마음만 받는다 해야할지... 아이들이 좋아할 과일이라도 한 봉지 같이 전하는게 좋을지..?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같이 산다는게 무엇인지 한 번더 생각해 보게되는 오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