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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밥다반사/서툴러도 괜찮아

변화 - 0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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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근래 내가 태어난 이래 제일 바쁜 나날을 보내는 것 같다. 수험생일 때도 이런 살인적인 스케줄을 강행하지 않았는데, 사회적기업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만 이정도니 실제 사회적기업이 세워지고 나면 어떤 살벌한 나날들이 펼쳐질지 자못 기대된다. 시간이 촉박하고, 잠을 잘 못자고, 각종 세트로 다가오는 스트레스를 감당하느라 모든 촉각이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지만 그리 나쁘지 않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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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해 하는 나를 관찰하는 것을 하나의 즐거움으로 삼았다. 아침에 간신히 일어난 나의 육체는 어떻게 해서든 잠을 청하려 한다. 눈만 감으면 잔다. 세수하려고 눈을 감으면 자고, 로션을 바른다고 눈을 감으면 잔다. 내가 잔다기보다는 눈이 자꾸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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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의자에 앉았을 때 심하게 다리를 떠는 버릇이 있다. 헌데 오늘 신기한 점을 발견했다. 몸에 힘이 없으면 다리를 떨지 않는다는 것. 버릇이란 어쩌면 잉여의 에너지가 반복적인 행위의 양태로 나타나는 건지도 모르겠다. 무의식마저 이겨버리는 ‘피곤함’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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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착한농가 일행 세 명이서 서점엘 다녀왔다. 서점에 가면 늘 인문학 코너에서 어슬렁 거리던 나였건만 어제는 경영, IT관련 도서를 들추느라 정신없었다. 회사에 다닐 때 사장님께서 그렇게 건네주시던 마케팅 책들. 그땐 그렇게 진저리치며 싫어했었는데. 예전엔 내 관심 밖의 모든 것에 눈길을 주지 않았건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세상 모든 것을 관심 영역 안에 두려 ‘노력’한다. 오늘은 집에 오다가 NGO단체 분에게 길거리에서 20분이나 장황한 설명을 들었다.




작성자
닐니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