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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밥다반사/서툴러도 괜찮아

장사는 어떻게 하는가? #1 - 내가 파는 것은 내가 생산했다는 마음으로


 





장사는 어떻게 하는가? 내가 파는 것은 내가 생산했다는 마음으로


사회적기업이란 탈을 쓰고 업을 시작했지만, 시장에서 둘밥의 본질은 물건을 파는 판매자입니다. 잘 파는 사람이어야 하고, 좋은 물건을 볼 줄 알아야 하는 것이 판매자의 자격일 것입니다. 판매를 잘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 아직 잘은 모르지만, 제가 어떻게 하고 싶은지는 알고 있습니다. 저는 물건을 파는 판매자이지만, 이 행위에 얽혀지는 모든 사람이 늘 만족이 이뤄지는 거래를 하고 싶습니다. 해서 늘 입버릇처럼 말하는 것이? 생산자에게는 합당한 가치를 소비자에게는 바른 먹을거리를 입니다 시대 이뤄지는 플랫폼은 혹은 시장은 참여자에게는 희생을 강요하고, 행하는 사람은 참여자의 희생을 이익으로 얻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경영학으로 이야기한다면 다수의 참여자를 통해 경영자의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으므로 매우 효율적입니다.

우선 참여자를 통해 콘텐츠를 생산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비용에서 효율적이며, 책임과 희생 역시 그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안정적입니다.? 이런 장사를 두고,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합니다. 이 기준에서 보자면 제가 생각하는 장사는 투자와는 매우 거리가 멉니다.

판매자는 관계를 움직이는 사람입니다. 관계를 조율하고 그 안에서 물건과 화폐를 이동시킵니다. 더하여 만족이나 허탈감 같은 감정을 이동시키기도 합니다.







생산하는 일과 구매하고 소비하는 일을 연결하는 사람이 판매자입니다. 저는 오늘부터, 제 생각을 정리하고 같이 일하는 친구들의 생각을 정리할 겸 짬짬이 장사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적어 볼까 합니다.? 이렇게 마음먹고, 어떤 글을 쓸까 고민하다가, 그냥 둘밥이란 이름으로 저희가 겪었던 또 있었던 일을 일기처럼 정리하자 생각하였습니다.

한 달 전, 유기농 효덕목장의 자연숙성 치즈를 구매하신 분들에게 단체 문자를 보냈었습니다. 어떠셨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잘 지내시는지 궁금하기도 한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혹시나 치즈를 잊고 있을까 주변에 추천도 해주셨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판매자의 마음이지요.


문자를 보내기 한 달 전 쯤 치즈를 구매해주셨던 분에게 연락이 왔었습니다. 치즈가 매우 형편없고, 죽기보다 짜서 먹지 못할 것이라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우선 치즈는 곁들어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치즈만을 먹는 한국 문화에서는 가공 치즈가 아닌 자연숙성 치즈가 다소 짜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치즈만 먹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죽을 만큼 짰다는 그분에 말씀이 의아했습니다.








효덕목장은 유기농 원유를 생산하기 위해 젖소에게 먹일 풀을 직접 재배하시는 분이시고, 치즈에 대한 연구를 끊임없이 하시기 때문에 목장에서 직접 만드는 치즈와 요거트중 맛이 균일하게 유지되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 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치즈가 그렇게 짤 리가 없는데…. 그분은 6. 골고루 맛보자 세트를 주문하셨었던 분이었습니다


골고루 맛보자 set

[플래인 요거트 1000ml ]+[스트링치즈 100g 2개]+[고다 치즈 100g] 


골고루 맛보자 세트는 요거트와 스트링 치즈 그리고 고다치즈가 들어간 세트입니다. 스트링 치즈는 생 치즈이기 때문에 짤 이유가 없고, 고다치즈를 만드는 과정에서 짰다면, 고다 치즈는 흔히 만화에서 나오는 원반 같은 큰 치즈 덩어리에서 잘라서 판매하기 때문에 다른 모든 분이 매우 짜다고 이야기를 주었어야 했는데, 그런 일이 없었으니, 또 까다로운 이선애 농부님이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시는지 알기 때문에 의아했습니다.

다시 어떤 치즈가 짰는지 여쭈었더니, 고다치즈가 짰다고 하셨습니다. 고다 치즈가 짜려면 그날 나간 치즈가 모두 짜야 하는데 왜 그게 짰을까

이런 의문이 생겼습니다. 판매 극대화만을 주목적으로 두었다면, 죄송하다고 사과 드리고, 개똥 밟았다는 심정으로 앞으로는 연락 안 드려야지 하는 게 맞습니다. 그분이 클레임을 걸지 않는 이상 더 큰 일이란 거 없으니, 통화하는 자체가 비용이니까요. 

조금 더 고객을 신경 쓰는 CSR 담당자라면, 해당 치즈를 한 번 더 보내드리고 정말 맛있는 치즈이다라는 것을 소비자분에게 확인시킬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그분이 차후에 또 주문할 여력이 생기고, 그렇지 않더라도, 주변에 00에서 주문하지마 말씀은 안 하시게 될 테니까요.

하지만 위 두 가지 다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저에게 중요한 것은 왜 짤까였습니다. 해서 양해를 구하고 직접 찾아뵙고 사과 드리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두 가지 경우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1. 치즈는 곁들여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치즈만 드셨을 때 짠 것에 민감한 분이라면 짤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고다치즈는 고다치즈만 먹어도 짜지 않는데]

2. 우리 치즈가 아닐 수도 있다

3. 우리 치즈가 잘 못 만들어 진 것 일 수도 있다.


이렇게 3가지 경우에 대해 말씀드리고,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다음 날 저녁 930분에 찾아뵙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주문하셨던 스트링 치즈와 요거트는 맛이 어떠하셨는지에 대해 여쭈었습니다. 요거트는 정말 플레인인거 같았고, 스트링 치즈는 맛있었다고 하셨습니다. 감사한 일인 거죠. 만들어 준 분에게도 맛있게 드셔준 분에게도요. 그렇게 몇 분의 이야기를 더하고 전화를 끊고 효덕목장 이선애 농부님과 해당 발송일에 나간 치즈에 대해 통화를 했습니다. 역시나 당일 발송 시에 다른 고다치즈도 발송되었고 고다치즈가 짜려면 수십 조각이 다 짜야 하기 때문에 점점"이 집에 간 치즈는 왜 짠가"는 답을 낼 수가 없었죠.







 


댁 앞으로 직접 갔고, 어머님께서는 치즈를 들고나오셨습니다. 가지고 나오신 치즈는 고다 치즈와 까망베르. 매우 짰다고 말씀하신 치즈는 고다치즈가 아니라 까망베르 였고, 치즈 이름을 모르시기 때문에 까망베르가 짠 것을 고다 치즈가 짰다고 하셨습니다.

까망베르는 하얗게 곰팡이가 피어난 흔히 살아 있는 치즈라고 불리는 치즈인데, 숙성 기간이 2주 정도 되고, 숙성 치즈이지만 장기 보관이 쉽지 않기 때문에 늘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본래가 향이 독하고 짠맛이 강한 치즈입니다. 절임배추에 소금을 절이는 것과 바로 먹을 겉절이에는 절임을 하지 않는 차이가 그 이유입니다. 보관과 선도 그리고 숙성을 위해서입니다.








우선 이 치즈는 고다치즈가 아니라 까망베르 치즈란 것을 알려드렸습니다. 고다치즈는 덩어리에서 잘라 나가기 때문에 우선 이 치즈는 고다치즈가 아니라 까망베르 치즈란 것을 알려드렸습니다. 고다치즈는 덩어리에서 잘라 나가기 때문에 짜려면 전체가 짜야 하는데, 어제 고다치즈라고 말씀해주셔서 의아했던 점이 풀렸다는 말과 까망베르는 주문하신 적이 없는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까망베르를 예약 생산 판매 하기 전 주에 주문하신 분 중 몇 분에게 서비스로 까망베르를 넣었던 일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본인은 분명 짠데, 제가 짤리가 없다고 이야기한 것이 서운하셨다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상해서 드시고 남은 고다 치즈와 까망베르 모두 가져가라고 가지고 나오신 거라고도 말씀해주셨습니다


까망베르는 우선 구매하신 것이 아니라는 점과 제가 생으로 먹어도 짜다는 점 그리고 치즈는 곁들여 먹는 음식이라는 점을 말씀드렸고, 고다치즈는 차게 드시지 말고 물론 다른 치즈들도 상온과 온도를 맞추어 먹어야 가장 맛이 있으니, 꼬옥 그렇게 드셔달라 말씀드렸습니다.

정말 집까지 올 줄은 몰랐다고 해주셨습니다. 와서 이야기해주어서 고맙다고 말씀해주셨고, 오랜 시간 저와 이야기해주신 것이 감사해 트렁크에 있던 먹을거리를 선물로 드렸습니다.




"다시 둘밥에서 구매를 안 하셔도 좋습니다. 다만, 마음 서운하신 게 있으시면 푸시고, 농장에서 허투루 만든 일이 없다는 점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나왔습니다.

그 이후로 그분이 둘밥을 지지하는 충성고객이 되었다. 같은 감동 스토리는 아직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당시 제게 중요한 것은내가 파는 것은 내가 생산했다는 마음으로치즈가 짤 이유가 없는데 왜 짠 것인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였고, 그런 순간들이 입으로만 내뱉는 진정성이 아니라 실천하는 진정성이라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