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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밥다반사/서툴러도 괜찮아

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 그 중반에서서 2011년 2월.

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 한 달. 어떻게 보내셨나요? 원하시는 만큼, 한 달의 시간을 공들인 것 만큼,  내가 바랬던 만큼, 하고자 또 알고자 했던 것들이 채워 지셨나요? 한 달이라는 시간은 정말 짧으면서도 긴 시간인 듯 합니다.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금새 지나 버리는 시간. 한 달.

  군에 있을 때, 시간을 보내기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제가 내렸던 결론은 제 모든 시간관념을 한 달로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종교 행사 4번이면 한달이 간다. 이제 두 번남았다.", "연병장 300바퀴만 돌면 한 달이 간다. 이제 150 바퀴 남았다." 지금 생각하면 엉뚱하지만, 1초, 2초 시간 재기도 벅찼던 그 때, 이 보다 시간 보내기 좋은 방법은 없었습니다.

 

  한달. 정말 짧고도 긴 시간. 지난 주부터 사회적기업가를 준비 한다는 공통 주제로 모인 우리들의 의견을 나누는 장소에 대한 필요성과 일방적인 수업이 아닌 주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더하여 (지금 수업도 너무 좋고 때로는 벅차기도 하지만) 수강기간을 보다 실질적이고 수업 외에도 우리가 원하는 정보들을 나누고 배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이는 사회 경험, 창업경험, 기업운영 경험, 또는 가시적으로 내가 바로 효용을 볼 수 있는 개인 편의에 따라 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기업가로서 의견을 공유하고 사회적기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자로서 고민들을 토로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요구였습니다.  사회를 위해 일하고자하는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방법과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공간. 그런 자리가 있다면 참 좋겠다 싶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의견이라도 당사자가 주체적으로 움직이지 않고서는, 개인들의 희망의사 또는 푸념으로 사장되기 싶다는 생각. 그런 걱정탓인지 지나치게 취지에만 몰두한 제가, 개인이 바쁘다는 핑게로 일을 너무 급하게 진행하여 이러한 취지와 의견들을 공유하는 시간을 마련 하지 못 했던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이에 죄송한 마음 반과 의견을 제시하는 마음 반으로 게시판을 두드려 글을 남깁니다.

 

  네. 사실 이 공간에 선 저는, 막 부푼 가슴을 끌어 안고 교문을 나선 신입생들의 마음가짐과 다르고, 복지 현장에서 묵묵히 자신의 하루를 채워가는 분들의 기본자세와 다르며, 자금난에 허덕이면서 하루를 보내는 경영자의 애서린 마음과도 다릅니다.

 

  세상을 처음 마주하고 아직 닿지 않은 공간에 대한 막연한 희망이 있는 것도 아니고, 타인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려는 종교적인 이념도 아니며, 세상의 끝에서 "쓴 맛"으로 24시간을 채우는 경영자의 입장도 아닌, 사회와 기업의 영리라는 두마리 토끼 혹은 편향된 토끼의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기 때문입니다.

 

  네. 참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새벽 여섯시 반에 일어나 7시 지하철을 타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오후 4시까지 교육을 받고, 다시 지하철에서 내리면 오후 여섯시 반. 집에 도착하면 7시. 개인 업무를 정리하면 11시. 과제를 정리하면 12시 혹은 1시. 책이라도 한 구절 볼라치면 2시. 

 

  네. 정말 쓸데 없이 바빠 보이지만, 즐겁습니다. 세상에 돌맹이 하나를 던져 물수제비 두어칸 뜨다 끝나더라도, 그 파장이 나비효과처럼 저멀리 어딘가에선 태풍처럼 큰 힘이되어 요동 칠 것이라 믿기에 즐겁고, 삼십년을 고민하던 망설임을 접고 돈 안되고 미래 없는 일터에 뛰어든 제 자신 때문에 즐겁고, 무엇 보다 같은 가치를 믿고 의지할 동반자가 있기에 즐겁습니다.

 

네. 멍청한 소리입니다. 시간도 없고, 여유도 없고, 개인의 삶도 없고, 그 좋아 하는 것들도 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지금 해야할 일들이 머릿 속에 떠올랐을 때, 짬을 내어 하지 못 한다면,

 

내일도 내년에도 그리고 십년 후에도 그 일은 결국하지 못할 것이다."

 

  네. 저는 지금 제 일을 정말 잘하고 싶고, 아카데미를 잘 수료하고 싶고, 또 여러분과 같은 공간에서 제대로 된 인연을 쌓아 갔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인 친분이 무엇 보다 좋지만, 여러분과 제가 의견을 공유할 동반자이자 협업을 도모 할 수있는 파트너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네. 지금 하루하루를 채우는 것 만으로도 너무 바쁘고, 시간이 부족하고 짬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 짬을 내어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지 못 한다면, 우리의 한 달이란 시간은 또 훌쩍 지날 것 입니다. 그렇게된다면 '그때 한 철을 같이 보냈던 사람들' 이란 말로 서로의 이름을 덮어 버릴지도 모를 일 입니다.

 

 

 

  그리하여 같이한다면, 그리할 공간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사회 내에서, 집단이라는 기업을 움직이려는 시도 앞에서, 더더욱 가치라는 말보다 "같이"라는 말에 끌리는 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정리했던 개인 피피티 발표 스케줄은 다음과 같습니다.

 

 (...)

 

 

추가 적으로 발표를 희망하신 분은 발표 스케줄을 담당해 주시기로 한 안혁준님에게 알려주세요.

 

1. 월요일 몇가지를 더 여쭙고, 다시 설명드리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2. 이를 바탕으로 "백일백년" 시간을 좀 더 알차게 구성해 보겠습니다.

 

3. 스케줄은 금일 조사한 위 일정에 따라 움직이겠습니다.

 

한 두명이 참가하는 것이 아닌 집단의 움직임이기 때문에, 다른 것은 배제하더라도 참여기준에 대한 틀은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참석의사를 밝혀주신 인원 모두의 전원 참석을 원칙으로 하되,

 

발표일에 따라 개인 사정이 있으신 분은 미리 해당일 발표자와 참석인원들에게 양혜를 구하는 것으로

 

참석을 갈음하겠습니다.

 

요즘 자기 전에 항상 두 가지 질문을 제 자신에게 던져 보는데요.

 

" ' 무슨 일을 하는 것이아니라, 어떻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라는 말을 가슴에 품고 행동 했는가"

 

"사회적기업이아니라, 정숙한 사회적 기업이란 옷을 입고 돈이나 벌려는 요량은 아닌가?" 입니다.

 

삶에 기준이 되어야 할 당연한 말인 것 같은데, 아직도 이런 말에도 움찔움찔 흔들리는 저를 보자니 정말 부족하니 짝이 없습니다.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안철수씨의 말처럼 3.0 버전인가 봅니다.

 

주말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편안한 주말 되시고 월요일에 힘차게 뵙겠습니다.

 

한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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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에 다녀왔다가...
문득 아카데미와 인연을 맺은지 1년이 지났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문득 아카데미 카페에 갔다가 2월에 끄적거렸던 몇 마디들을 건져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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