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비운지 사나흘되었나 했더니, 여섯날이 지났고,
떠날적과 별반 다를 일이 없구나 싶었더니, 살이 발갛다
아니왔는가 싶던 봄은 한 낮에 땀을 일과로 삼으니
무엇 하나 마음과 맞는 것이 없다.
오랜듯 하여도 가만 보면 얼마지나지 못했고,
이른듯 하여도 이미 오래 묵은 날이 있으니, 그런날은
오늘과 같이 셈하는 것과 달라 허함으로 꽉 찬 날이 아닌가 싶다.
자야가 세운 길상사도 스무해를 넘기었는데,
백석이 떠난 것도 육십해가 되가는데,
그들의 말이 오늘까지 남는 것은
그 이들의 날도 오늘과 같아 다르지 않은 까닭일까?
셈하는것과 다른날이 길상사를세우고,
말을 엮고
글을 세우고,
그를 살린 것 일까?
셈한 말은 좋은데, 세는 것이 싫으니, 날마다 달라
셈에는 으레 붙어야할 공식이 없다.
20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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