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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밥다반사/서툴러도 괜찮아

그리고 이렇게 말하며 밭을 나왔다. 체득해야 하는 거네요.

고속도로 5시간 이제 집에 왔다. 

참 감사한 분들을 만난다

존재로서 많이 배우는 분들을 만난다.

직업이 고된 것은 

어느 일이나 마찮가지다.

어려움은 본인만 알더라도, 

쉽지 않음을 알아 주었으면 하는 마음은 어느 일이나 마찮가지다.

많이 알았다고 생각했던 순간들을 돌아보면, 

많이 어렸구나 싶다.

오늘이 내일의 그 날일 수도 있다 .

책임감이나 자존심은 양날의 검이오. [p101, 버라이어티, 오쿠다 히데오]

유기농이란 수식어가 붙은 농가를 방문한다

한 농가는 처음부터 자신이 쓰는 농업 자재의 한계, 더 쓰지 못하는 아쉬움에 대해 토로한다





한 농가는 뿌리와 나무[가지와ㅡ잎]의 수세를 비례하게 맞춰야 한다는 것, 

가지마다 또 나무마다 꽃눈의 수세에 맞춰 그 해 열리게 할 열매의 비중을 조절해야 한다고 말한다. 수세 이야기는 어디서든 들을 수 있는 말들이지만, 무엇이 달랐다.

그 이야기는 같이 호흡 하는 것. 그에 대한 이야기 같았다. 가지 끝의 꽃눈의 세력에 따라, 또 달린 줄기의 열매의 상태에 따라 조절해주지 않으면, 올해 농사가 잘 되는 것 처럼 보여도, 기력이 떨어진 나무는 이듬 해 혹은 그 다음해 힘을 내지 못 한다는 것, 다시 회복하는 순간 까지, 기약없는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것. 십년 마다 베어야 하는 나무가 아니라, 십년이 되어서 보다 더 잘 열릴 나무를 키우는 것은 욕심을 부리지 않고 녀석이 보다 더 잘 자랄 수 있게 맞춰줘야 한다는 것.

그분의 아내는 이렇게 말했다. 아니 그 분의 사모님이라고 해야 할까. 사모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밤만 되면 후레시 들고 나가요. 가서 한참을 돌아 다녀요.

그리고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낮에는 잘 안보여요. 그런데 밤에 후레시를 들고 하나씩 살펴 보면 보이는 게 있더라구요.

나는 이야기를 들으며 이사 온지 한 해하고 반이 된, 지금의 집을 생각한다. 어제 밤이 되어서야 말했다. 이제야 집이 눈에 들어 오는 것 같아. 그거 있잖아 벽지를 오래 쳐다 보고 있으면 거기서 공룡도 나오고 동물도 나오고,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는 순간 말이야. 그렇게 보이면서 공간이 눈에 들어 오는 것. 그건 내가 나이를 먹고 능력을 상실 한 것이 아니다. 이제는 그 만큼 벽을 쳐다 볼 여유를 스스로 허락하지 않아서다.

그런 순간은 찬찬히 보고 곱씹어 보아야 하는 것.

여기는 잘 안 열렸죠. 우리집 생활비가 여기서 충당이 되니까 실은 여기는 작년에 좀 무리를 했었어요. 올해 나무에 어떻게 열릴까는 이미 작년에 정해진 거에요. 비료를 줄 수가 없으니까. 유기질로는 효과를 볼 수 없거든요. 그러면 무기질을 넣어야 하는데 그러면 오 일 정도만 되어도, 눈에 확연하게 표가 나는데, 그럴 수 없죠. 그러니까 더 살펴보고 각 상황에 맞게 맞춰줘야 해요. 이런 생육을 본다는 건 식물 학자 분들은 알지 모르겠어요. (키우고 재배하는 것이 끝이 아니니까요.)


봄에 꽃이 피잖아요. 목초액이나 현미식초를 뿌리면 소독이 싹 되어요. 근데 꽃 필때에는 어지간하면 안 줄려고하는데, 봄에 잎에 병이 올 때가 있어요 그럴때 목초액이나 현미식초를 주는데, 그거 자체가 영양분이 거든요 애들한테는, 그렇게 되면 여기보이죠. 이렇게 미성숙과는 원래 떨어져 내려 앉아야 해요.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것. 각기 맞게 잘난 녀석들이 열리고, 이런 미성숙과는 수정이 안 되고 꽃부터 떨어졌어야 하는건데, 그 것들(현미식초 목초액)이 (영양이 되어서 ) 수세를 강하게 만들어서 얘들까지 열리는 거에요.


이렇게 된다고 말해줘도 잘 알 수 없죠. 저도 올해 되어서야 (좀더 )

알게 된 거 같아요. 그래서 꽃 피기 얼마 전에는 소독(현미식초 목초액)도 안 하려고하는데, 잎이 노래지니까 그게 쉽지 않죠.

겨울에 듣고 봄에 보고, 다시 여름에 보고, 그 싹들을 보았다. 

머리로 들었고, 마음으로 소화 안되는 것들이. 싹으로 이해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며 밭을 나왔다.

체득해야 하는 거네요.

#나는오늘무엇을체득해가고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