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 편에 삼만 원 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 두말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따듯해진다는 사람이 있다. 금방 마음이 따듯한 밥이 된다고 했다. 시집 한 권이 삼천 원이면 헐하다 싶다 생각이 들다가도 국밥 한 그릇 이라는 마음을 생각하면, 자신의 시집이 사람들 가슴을 따듯하게 데워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부족함만 생각 든다는 시인이 있었다. 시집이 한권 팔리면 삼백 원이 돌아오는데, 박하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 됫박을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마음 상할 일 없다는 시인. 함민복.
긍정적인 밥. 이라는 시에서 그는 그렇게 말했다. 누구는 이 글을 보고 욕심이 없구나 하였고, 또 누구는 그의 글을 보고 돈 버는 방법을 모르는 어리석음에 대해 말했다. 스스로 챙기지 않으면 빼앗긴다. 그런 것에 관한 말이었다. 4년. 햇수로 그렇게 네 글자를 채웠다. 돌아보면 어제 지나고 오늘인거 같은데, 참 많은 사람을 만났다. 별일 없이 시간만 지났는줄 알았는데, 곱씹어 보면 단번에 스치지 않을 날들이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살고 있는가?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유행 노래 가사 같은 문장도 품어보고, 참 잘 살았구나 싶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되뇌기도 하였다. 한 박자. 한 박자. 그렇게 살아왔었다. 그리고 누가 귀띔이라도 미리 해줬으면 정말 시작했었을까 싶었던 지난 4년. 그렇게 십년의 반을 채워가고 있다.
농사. 씨를 뿌리고 거두는 일. 아홉 자로 설명되고, 농사라고 두 자만 써놓아도 모두가 추측하지만, 정장 그 고루한 일상은 대부분 모르는 일. 그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참 묘하게도 이 일이 농사를 짓는 일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일 년에 적게는 한번 씨앗을 뿌리고 한 번의 수확을 위해 365일을 하루 같이 매일 마주하는 일. 이따금 둘밥을 아는 분들의 불만 중 하나는 상품 가짓수가 적다는 것인데, 언제든 찾아가도 수백 개씩 찍어내는 공장이 아닌 이상, 일년에 한 번 두번 수확하는 일을 어떻게 이해하고 공감하여 다른 분에게 소개하겠는가?
건방지게 농사와 둘밥의 일을 견주어본다. 오늘의 아쉬움은 농사처럼 1년에 한 권 나오는 책을 읽는 것이라. 앞으로 열권을 읽어야 한 질을 읽을 텐데 하며 마음을 토닥인다. 그래도 자연을 대하는 농부님들의 마음과 앉은자리가 달라, 부족하고 급급한 마음은 하루에도 수십 리를 간다.
타인이 보는 둘밥에 대한 부족하고, 급급함. 어찌 이를 모를까. 둘밥을 이따금 마주하는 다른 분들도 느끼는 것인데, 눈 뜨고 감는 일과 상관없이 이 일을 마주 하니, 그 애타는 마음은 아마 내가 제일 일 것이다. 수확기를 지나 눈 내리며 마주하는 웅크린 논 처럼. 볼 붉어지는 마음도 아마 제일일 것이다. 그렇게 초조함이 깊어 질 때마다, 1년을 하루로 엮는 분들을 생각한다. 그리고 2년을 일구고 6년을 가꾸어 수확을 기다리는 인삼의 그 고루하고 고루했을 마라톤 같은 시간을 생각했다. 박은서. 나방이 피해를 주지는 않느냐는 내 말에 제 먹을 만큼만 가져간다는 답을 주신 그 모습. 실은 우리 내 삶이란 게 그랬을까? 오늘에 급급해 하지 않고, 어제에 목 놓아 넋을 놓지 않고, 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해 걱정하느라 오늘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논에서 벼가 자라듯 일 년을. 삼이 자라듯 육년을. 그렇게 자신의 생을 생각하며 하루를 반듯하게 맞이하진 않았을까? 효율이라는 이름이, 보다 크고, 보다 예쁘고, 보다 나아 보이는 것. 보다 저렴하고, 보다 보면 매혹될 만한 것들만 좇는 이 시대가 혹 나를 길들인 것은 아닐까?
8만 시간의 자연, 3만 시간의 땀
자연농법 박은서 삶애농장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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