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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밥다반사/언론속에 둘밥

월간내일 ㅣ 고용노동부 ㅣ 정직한농부에게 보람을 소비자에게 건강한 밥상을,

한민성(32) 대표가 몇 장의 사진엽서를 보여준다. 둘러앉은밥상에서 판매한 농산물이란다. 한 장 한 장 넘어가는 사진 속에서 농산물이 각자의 매력을 발산한다. 발갛게 홍조 띤 사과가 상큼하다. 노란 속살을 품은 초록 배추에게서 싱그러움이 느껴진다. 참 싱싱하고 건강하다고 했더니 의외의 답이 돌아온다. 시장에 내놓으면 헐값에 팔려나갈 운명의 외모(?)란다.

차분한 어조로 이어지는 그의 설명은 더욱 기가 막힌다. 단지 색이 선명하지 않고 울퉁불퉁한 까닭이라고 한다. 사과만 해도 그렇다. 보기 좋은 새빨간 색을 내려면 햇빛을 많이 받아야 하기 때문에 나뭇잎을 모두 따야 한다. 자연히 나무가 성할 리 없으니 농약을 치고 사람의 손을 거치게 된다. 이런 사과가 과연 건강할까.

그러나 유통시장은 ‘그것이 옳다’고 말한다. 고객이 찾아주지 않는 농산물은 시장에서 가치가 없다. 고객의 눈길을 끌기 위해서라면 싱싱함이 진짜든 가짜든 중요치 않다. 그야말로 기형적인 생각이 팽배해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분노가 치밀어 오를 수밖에 없다.

“양심적으로 생산한 농산물이 떨이로 팔리는 상황에서 누군들 꼼수를 쓰고 싶지 않겠어요? 다행인 건, 그럼에도 유기농 농산물을 꾸준히 생산하는 농부가 있다는 거죠.”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전하고 바른 먹거리를 권하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생각했다. 마침 사업에 뜻을 두고 있던 한 대표는 유기농 농산물 유통사업을 구상하게 된다.





불필요한 유통단계 정리하자 선순환의 길 보여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이었다. 아는 것도 없이 일단 발로 뛰었다. 다짜고짜 농부들을 찾아다니며 유통사업을 할 테니 농산물을 자기한테 넘기라고 했다. 가는 곳마다 거절이었다. 보다 못한 한 농부가 물었다. ‘농산물 유통에 얼마나 큰 자금이 들어가는지 알아요?’

그것은 일갈이자 깨달음이었다. 농산물은 산지에서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을 거쳐 다시 각지로 팔려나간다. 산지와 판매처가 같아도 농수산물 시장을 거쳐야 가격이 책정된다. 유통비가 만만치 않아 생산자에게 남는 것은 거의 없었다. 그제야 이 같은 구조부터 깨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우선 뭔가 알고 사업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에 2011년 고용노동부의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참여했다. 기획과 마케팅을 배우며 창업단계를 밟았다. 마침내 2012년 탄생한 둘러앉은밥상은 농부와 인터넷쇼핑몰 간 직거래를 토대로 적정가격을 매기고 판매했다. 농부의 이야기와 생산과정까지 상세히 소개해 소비자에게 믿음을 줬다.

방목을 통해 건강하게 키운 한우고기 전량 매진과 토종 야생 쌀인 고대미의 높은 인기 등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의 친환경 기준을 꼼꼼히 따지며 유통한 보람이 있었다. 이에 힘입어 더 좋은 상품을 찾아다닌다는 한 대표는 다른 데 한눈팔지 않고 우직하게 둘러앉은밥상 사업으로 한길을 가는 것이 꿈이다.

“한 고객이 이런 글을 남겨주셨어요. ‘둘러앉은밥상은 절대 망하면 안 된다’라고요. 소비자가 알아주는 기업을 세우는 꿈에 첫발을 디딘 셈이죠. 이제 그 꿈을 이뤄가는 것이 제가 할 일입니다.”


기사 원문

http://www.labor21.com/new_news_view.asp?ca=7900&num=6848&subCa=7910



사진은 아무리 봐도 사진작가님이 안티 ㅋㅋㅋ